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몸의 중심 나는 오늘 귀가 너무 아프다. 왼쪽 귀 안쪽과 그 주변 머리, 관자놀이가 이렇다 할 간격 없이 꽈광 꽈광 아프다. 마치 누군가가 쇠파이프를 내 귀에 꽂아 두고 심심할 때마다 쇠망치로 내려 치는 것만 같다. 통증이 찾아올 때는 가던 걸음도 멈추고 오만상을 찌푸리게 된다. 그러고 싶지 않다. 미간에 주름이 생기는 게 걱정되는 마음 조차 들어설 겨를이 없다. 뚜렛증후군에 걸린 사람처럼 고개를 파르르 떨며 눈을 찡긋거린다. 그렇게 찰나의 큰 통증이 지나면 이 아픔이 너무 짜증이 나 눈물이 난다. 턱에는 호두모양의 주름이 잡힌다. 정신이 육체를 지배한다고 믿은 적이 있다. 신적 존재와 에너지의 실존을 믿었을 때, 그 믿음에서 완전히 벗어나오지 못했을 때. 온전히 육체가 정신을 지배하여 울적한 지금, 나는 너무 아.. 더보기
사과를 받지 않을 권리 ​​살다 보면 절대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모이는 이곳이라 때론 실수를 하기도, 당하기도 하고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사람을 만나 상식 이하의 일을 당하기도 하고 선의의 도움을 얻기도 한다. 많은 경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어떤 어그러짐이 있을 때 누군가는 사과의 말을 건네거나 누군가는 그 사과를 받아줌으로써 다시 그 어그러짐을 되돌려 놓고는 한다. "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"는 속담은 이 경우에 자주 인용된다. 일종의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만드는 성장통과 같은 어그러짐. 이는 잘못을 한 사람의 철저한 반성과 피해를 입은 사람의 너른 이해심으로 -물론 많은 경우 쌍방이겠지만- 충분히 회복 가능한 영역에 속한다고 본다. 하지만 어떠한 극단적인 일을 겪고 누군가가 더 이상 상종을 할 수 없는 사람이라는 판단이 .. 더보기